작년 봄에 수국 한 그루를 사서 화분에 심었다.
대전 한국방송총국에서 주최한 야생화 전시회를 관람하고
돌아서 나오는 데 청사 앞 마당에서 수국을 팔고 있었다.
연분홍색 수국꽃이 두 송이가 맺은 수국은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아름다운 수국꽃을 매월 6월이면 감상할 수 있겠다는
꿈을 안고 수국을 사서 집에서 새로운 분에 심었다.
작년 여름에는 화원에서 맺힌 꽃이 그런대로 잘 피어서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었고, 꽃이 진다음 순을
처서 새로운 가지를 둘과 셋을 받고 움이 터서 한 가지가
자라 금년에는 여섯 송이의 꽃을 볼 수 있겠다는 꿈에
부풀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었다. 수국은 보통 야지에서 자라서
꽃을 피우는 식물이기에 겨울에도 베란다에 그대로 두고
연약하다고 생각되는 꽃들만 거실로 들여 놓았다.
그런데 한 겨울 혹독한 추위가 한차례 지나가고 수국을
관찰하여 보니 나무 잎이 얼어서 마르고 있었다. 깜짝 놀라서
거실로 들여 놓으나 잎이 모두 얼어서 말라 떨어졌다.
수국은 내년을 기약하는 몽우리 부분만 남고 잎이 모두
떨어졌다. 봄이 오면 제대로 꽃을 피울 수 있을 지 걱정이
되었다. 늦었지만 정성껏 보온을 하고 물을 주면서 춥고 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아 베렌다로 내 놓았다.
햇살이 따사로와 지면서 다시 몽우리에서 잎이 피기 시작하였다.
꽃을 피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지는 6가지 였다. 그런데 잘 못 다루어서
한 가지는 몽우리가 부러져 5가지가 그런대로 씩씩하게 자라났다.
5월 하순이 되자 꽃 망울이 터지기 시작하였다. 다섯 송이의 꽃이
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중 세송이가 꽃을 피우고 두 가지는
실패를 하였다. 그래서 세 송이의 탐스러운 핑크빛 수국이 피었다.
6월 초부터 피기 시작한 세 송이의 수국은 지금은 만개 상태이다.
아마도 이달 말까지는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며 우리 집을
환하게 밝혀줄 것 같다. 나는 작은 정성을 드렸는데 수국은
그 열배 아니 백배의 아름다움과 향기로 나에게 보답을 해
준다.
꽃말을 컴퓨터에 검색해 보았다. 분홍색 수국은 "처녀의 꿈"이고
백색 수국은 "변덕"이란다. 꿈을 안겨주는 처녀의 꿈이라는 꽃말을
가진 분홍색 수국을 선물해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 올해도
잘 갈무리를 하여 아름다운 수국이 우리 집에서 오랫동안
함께 하도록 해 보기로 마음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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