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강의를 마치고 부지런히 집으로 오니
사랑스런 딸아이와 외손자 성재가 집에 와 있었다.
며칠만에 보는 성재는 어느 새 머스매 티가 나도록 많이 성장해 있었다.
보채지도 않고 의젓하게 잘 놀고 할아버지를 반기는 기색이
역역하게 느껴진다.
젏은 시절 딸아이를 손바닥에 올려 놓고 "따루 따루"하며 얼러주던
생각이 나서 성재를 손바닥에 올려 놓았는데 기특하게도 손바닥에서
혼자 서서 재롱을 부린다. 너무 신기하고 귀엽다.
로사가 수고를 하여 김치전을 만들어 주어 딸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손자 성재는 아직 먹지는 못하지만 먹는데 관심이 많아서 엄마의
젓가락이 가는대로 시선이 따라 다닌다. 접시에서 김치전을 집으면
시선이 접시로 입으로 가면 시선이 따라 간다. 이렇게 먹는 것에 관심을
나타내는 성재의 행동이 너무 귀엽고 재미있다.
아이를 기르느라 집에만 박혀 있는 딸아이가 지루한지 나드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여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성재 넷이
차를 타고 나섰다. 사위는 사업에 바빠서 시간을 내지 못했다.
우리는 말메종으로 가기로 작정을 하였다. 말메종은 안영리를 지나서
대둔산 쪽으로 가다가 신대리를 지나 좌회전을 하여 좁은 길을 따라
산속으로 조금 들어가면 된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에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차를 몰고 국도를 달리는 기분은 상쾌했다.
귀여운 손자 성재가 탔기에 안전한 속도로 달리니 차창 밖을 유심히 내다보며
관심을 보이던 성재가 어느 새 잠이 들었다. 뒤에서 보채는 덤프트럭에게
길을 양보하며 단란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다보니 말메종에 도착하였다.
말메종은 나폴레온의 연인 조세핀의 고향 이름이다. 나폴레온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조세핀을 만나러 말메종으로 갔는데 가는 길이 무척 좁고
험했다는 연유로 말메종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도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좁았다.
삭막한 겨울인데도 말메종의 분위기를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아담한 산 골짜기에
들어선 흰색의 건물과 조경이 잘 어울렸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색다른 실내장식이 눈길을 잡았다. 식탁마다 생화로 장식을 하고 식탁과 의자가
편안하게 마련되었고, 흔희 눈길이 가지 않는 주방과 주방으로 통하는 창도
너무 아름답고 깨끗하게 치장이 되어 있었다. 레스또랑 분위기가 우아하고
정돈되어 사람의 마음을 약간 들뜨게 하면서도 안정감을 주었다.
우리는 김치볶음밥, 돈까스, 안심스테이크를 주문하고 아름다운 홀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렇게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니 음식이
나왔다. 분위기와 기대만큼이나 음식도 정갈하고 맛이 있어 즐겁다.
성재는 차에서 잠이 들어서 식당으로 들어온 후 계속 할머니 품에서 꿈나라
여행을 계속하여 식사가 끝날 때까지 아니 돌아오는 차 속에서도 계속 잠을
잤다. 아마도 좋은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하라고 배려해 준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과일과 커피를 마시며 좋은 분위기를 만끽했다. 꽃피는 봄이오면
다시한번 찾기로 기약을 하면서 식당에서 나왔다. 정원은 전등으로 조명을 하여
아름다웠다.
딸의 제안으로 나선 오늘의 나들이는 참으로 보람있고 재미있었다.
적당한 거리를 드라이브를 하고 좋은 식당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찬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로 어렵지 않게 즐거움과 행복감을 맛 볼수 있다. 오늘 나들이는
그동안 찌들었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청량제와도 같은 시간이었다.
로사와 앞으로 이런 시간을 자주 마련해 보자고 의견을 모은다. 저녁시간은
내내 편안하고 자유스러워 느긋하기만 하다. 기억에 남을 시간을 보낸
흐뭇한 느낌이 마음속에 스며 온다. 아름다운 저녁이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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