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게시판

비단고을

고성훈 2005. 4. 27. 22:15

 

 

오늘은 서둘러서 집을 나섰다.

지난번 춘천 여행 때 시간에 쫓긴 느낌이 있어서 이다.

차를 몰고 아파트 단지를 나서니 햇살은 맑고 눈이 아프게

내리 쬐고 있었다.

대전 천을 따라 정비된 하상도로를 들어서니

샛노란 유채꽃이 강 양안 둔치에 만발하였다.

그야말로 노란 꽃물결이 파도처럼 일렁이는

강변길은 낭만 그 자체였다.

 

 

대전 시내를 벗어나 금산 가는 길로 접어드니 산 벚꽃, 진달래, 개나리가

반갑게 맞아 준다.

로사와 나는 탄성을 지르며 아름다운 경치에 빠져든다.

추부터널을 빠져나가서 옥천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리니 상쾌한 공기가

차창으로 밀려들어 코끝을 간지럽힌다.

충남 금산군 군북면 신안리에 자리한 비단고을은 국내 최대의 산벚꽃 자생 군락지로

200만평에 이르는 넓은 산자락에 산딸기나무, 진달래, 조팝나무, 병꽃나무 등

화려한 산꽃들이 자생하며 앞다투어 지천으로 꽃잎향을 피워내는 무공해

청정지역이라고 한다.

4월 21일부터 26일까지 비단고을 산 벚꽃 축제가 열린다고 하여

로사와 그 곳으로 가고 있다.

군북면 경계를 알리는 이정표를 보고 달려가니

흰백색의 조팝나무 꽃이 주줍은 미소를 지으며 반겨준다.

로사와 나는 조팝꽃에게 너무도 싱싱하고 청초하게 피어났다고

인사를 하였다.

 

 

신안리 축제 장소에 도착하니 관광객들이 모여 들기 시작하는 시간이었고

관광버스도 도착하여 있었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서 아름다운 꽃으로 뒤덮인

산야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마을 길을 걸으며

꽃대궐로 들어서는 임금과 왕비의 기분이 되어 본다.

마을 가운데를 가르고 흐르는 시냇물은 맑고 깨끗하여 그냥

마셔도 될 것 같았고, 많은 손님을 맞는 시골마을의 주인들은

기대와 기쁨으로 들떠 보였다.

로사와 나는 꽃구경을 하고 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하여 판매하는 잔치국수를 시켰다.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먹을 것도 없다고 하여

봉사차원에서 국수를 팔고 있다고 얼굴이 까막에 그을였지만

미녀스타일의 수줍어하는 부녀회원의 설명이 정감이 갔다.

2,000원하는 잔치국수를 로사와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봄의 향기를 식탁에 올리기 위해 우리는 쑥을 뜯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보고 먹을 수 있는 것과 못 먹는 것을 가려주어

그것을 샘플로 보고서 쑥을 뜯었다.

검은 봉지에 쑥을 반쯤 채우고 맑은 시냇물에 손을 담그니

가슴속까지 시원한 느낌이 전달되었다. 아쉽지만 우리는

비단고을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도 많이 돌아보는 우리나라 산천이지만

감탄사가 나오도록 아름답다. 내가 가본 어느 나라에서도

이렇게 아기자기 하고 정이 가는 산하는 보지 못 했다.

사랑하는 로사와 손을 잡고 달리는 드라이브는

언제나 나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내사랑 로사!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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