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점심을 먹고 로사가 춘천에 가고 싶다고 한다.
조금 시간적으로 늦은 감이 있었지만
차를 몰고 나섰다.
고속도로에 접어 들어 오랜만에 시원스럽게 질수하였다.
도로변과 산에는 벗꽃과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로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사이
일죽을 지나고 있었다. 집에서 도상연구를 하기로는
광주나들목을 지나서 다음 분기점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가서 45번도로를
타고 대성리에서 46번 도로를 타면 바로 춘천이었다.
그런데 광주 다음에 분기점으로 빠지는 나들목이 나오지를 않아서
그때부터 헤매기를 시작하여 약 30분은 길을 찾아 묻고 달리다가
겨우 경춘가도에 들어서게 되었다.
오른쪽으로 강을 낀 경춘가도는 너무도 아름답고
절경이었다. 청평호반을 달리는 기분은 그저 그만이었고 옆자리에서
아름다운 경치에 취한 로사를 더없이 만족한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소양강 처녀를 생음악으로 선사하는 로사가
고맙고 귀여웠다.
4시간여를 달려서 춘천에 들어셨다. 우리는 옆차선의 춘천사람에게
신호를 보내고 춘천 막국수를 제일 잘하는 식당을 물었다.
선듯 남부막국수를 가라고 말해 주었다. 그런데 잘 못 찾아서 남부상가로 가서
주차장에 차를 대면서 집을 수리하는 인부에게 물어보니 코웃음을 치며
그 사람도 남부막국수를 가르쳐 주었다.
다시 찾아서 그 식당에서 막국수를 먹었다. 로사가 쟁반 막국수를 시켰다.
로사는 바로 이 맛이라며 맛있게 먹는다. 나는 겨자를 넣으면 좋을 듯하여
조금 넣어서 먹어보니 맛이 더 좋아서 전부 겨자를 넣었다. 그런데 로사가 너무
매워서 못 먹겠다고 하여 야채와 국물을 더 달래서 넣어서 먹었다.
옛날에 서울 살 때 용산에서 먹었던 춘천막국수와 비슷했다.
식사를 하고 우리는 식당주인에게 구경할만 한 곳을 물으니 소양댐을
추천하였다.
식당을 나와서 소양댐으로 차를 몰았다.
얼마를 달려서 소양댐에 이르니 벗꽃이 길가에 만발하여 눈이 시리도록
하얗게 피어있었다. 로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조금 더 가니 반갑잖은
사람이 길을 가로막으며 주차비 4,000원을 요구한다.
소양댐에 올라가니 물이 많이 빠져서 조금은 흉한 모습이었다.
고루 둘러보고 사진을 찢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만든 댐인데
규모가 엄청났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는 시간이라 바로 서울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역시 돌아오는 길에도 서울 근교에서 제대로 길을 못 찾고 조금 헤메었다.
여행을 해보면 우리나라 이정표에 문제가 있다. 소양댐에서 서울 방향으로 오는데
서울 그리고 밑에는 시내라고 이정표가 되어 있다. 그곳을 잘 모르는 사람은
서울시내라는 이정표로 보기에 알 맞다. 사실은 서울과 춘천시내를 가는 길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이러한 잘 못은 가는 곳곳마다 이정표가 범한다.
길을 아는 사람이 찾아가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 이정표가 아니라
길을 모르는 사람이 찾아가는데 불편이 없어야 효율적인 이정표일진데
너무 아쉽다.
집에 돌아오니 밤 9시가 넘었다.
갑자기 떠난 여행이었지만 호반도시 춘천에서 막국수를 먹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하여 기분을 전환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여행 내내 즐거워하고 또 길을 못 찾고 헤메는데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지혜롭게 잘 참아주고 이해해 준 로사가 고맙다.
여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