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초에 사랑하는 내 손주 성재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런데 눈에 넣어도 아푸지 않을 손주를 아직 생면도
못했다. 병원에서 영아실 유리창 넘어로 멀리 바라본 것이 전부이다.
사랑하는 귀한 손주 성재야 건강하게 잘만 자라다오.
그날 새벽 3시 깊은 잠속에 빠진 우리의 귀를 요란하게 때리는
전화벨 소리에 놀라 깼다. 전화를 받은 로사가 급하게 서두르며
병원으로 가잔다.
무엇이냐고 물으니 임신한 딸 수산나가 문제가 생겨서 병원에 있다는
것이다. 서둘러 성모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수산나는 분만 대기실에
있다고 하면서 사위가 맞아준다.
사연은 양수가 터져서 주치병원으로 가니 인퀴베이터가 있는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여 이곳 성모병원으로 왔다는 것이다.
곧 의사선생님의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있을 수 있는 모는 경우를 상정하여
설명을 하는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비수가 되는 가슴에 꽂인다.
산모도 태아도 아주 나쁜 경우를 들어서 위험을 경고하니 사위는 너무
놀라서 설명도중에 더 못 듣겠다고 밖으로 나가기를 몇번..........
너무나 갑자기 다가오는 위험에 정신과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겁에 질린
사위를 위로 진정시키며 경과를 지켜 보는데 의사 선생은 인공으로 양수를
보충하면서 임신기간을 연장하여 태아를 보호하는 방법도 있으니
아침에 교수님이 출근할 때까지 경과를 보며 기다리자는 것이다.
고문을 당하는 것과도 같은 시간이 초조하게 흐르고 아침이 되었지만 교수님은
회진도 하고 더 급한 환자도 돌보고 우리 수산나가 진찰을
받을 때에는 이미 아이가 이 세상으로 나오기를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이 세상으로 나오기에는 이른 날짜에 손주 성재가
정상분만으로 태어났으나 체중이 미달이였다. 바로 미숙아 인퀴베이터로
들어가서 소아과 의사의 처치를 받게 되었다.
산모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성재가 건강하게 자라 주는 것이
걱정이었다. 너무나 상황이 급박하고 어렵다보니 아들을 낳았다는
기쁨조차도 만끽할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산모는 퇴원을 하였고 성재는 무럭무럭 자라서
정상아 인퀴베이터로 옮기고 한 달여 만에 퇴원을 하였다.
제중이 2.3Kg이 되어 퇴원을 하였지만 아직 엄마 뱃속에 있어야 할
기간이어서 면역력이 부족하므로 집안을 무균실처럼 유지하라는
의사선생님의 지시가 있어서 손주 성재를 아직 생면하지 못했다.
그래도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성재가 하루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니 말이다. 제가 태어날 예정일에서 삼칠일만 지나면
만날 수 있다니 즐겁운 마음으로
시간이 흘러 가기를 기다리기만하면 되는 것이다.
내가 로사와 연을 맺어서 수산나, 다니엘 두 아이를 두었는데
그 수산나가 아들을 낳았으니 나의 3세가 아닌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 종의 번식이라고
볼 때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기본은 했다는 뿌듯한 성취감을
느끼게해 준다.
사랑하는 성재야! 부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서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주기 바란다. 너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마음을 너도 알고 있겠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위 재진군과 딸 수산나야 진심으로 축하한다.
경황 중이라 너희들에게 축하의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다시 한번
이 세상의 최고의 언어를 동원하여 축하를 보낸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
사랑하는 성재에게 건강하게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크신 은총을 허락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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