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어버이 날을 맞이하여 장인장모님께 하춘화 공연을 보여 드리려고
예매를 해 두었다.
거동에 불편을 느끼시는 장인어른을 충남대학교 정심화회관까지
모셔서 공연장으로 들어가셨다. 물론 장모님께서 잘 보살피시겠지만 공연에
함께 참여하여 가까이에서 안전하게 모시지 못한 것이
못내 걱정스럽다.
친부모님은 돌아가신지가 오래이고 이제 처부모님만 계시는데
마음같이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또 식사도 대접해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늘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어버이날은 언제나 자식된 입장에서의
행사였는데 이제 수산나가 결혼을 하고보니 양면성을 갖게 되었다.
부모님을 잘 모셔야하는 날이고 또 자식에게도 기회를
주어야하는 입장이 되었다.
공연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처부모임을 모시러 가야하고 또 딸아이가
저녁을 함께 하자고 하니 그것도 기쁘게 들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처부모님을 모시고 딸과 사위가 준비한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하였다.
공연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재빨리 공연장으로
들어가 장인어른을 모시려고 했으나 공연이 끝나고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려나오니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밖으로 뛰어나와 문앞에 지켜서서 어른들을 기다렸다. 우선 장모님이
나오시기에 좋으셨느냐고 여쭈니 구경을 잘했다고 하시며 만족한 표정이시다.
장인어른은 화장실에 가셨다기에 화장실로 쫓아가니
그곳에 계신다. 용무를 마치시고 모시고 나오니 마음이 놓이고, 장인어른 역시
공연이 재미있었고 좋았다고 하시니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복잡한 차량의 엉킴속에서 어른들을 모시고 딸과 사위가 예약한
식사 장소로 가는 길은 정체에 정체였다.
예약장소에 도착하니 딸아이와 사위가 기다리고 있었다.
음식을 시켜서 식사를 하는데 딸내외는 외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큰 절을 올리고 용돈 봉투를 올린다. 내가 봉투를 드릴때 보다 더
자랑스런 느낌이 든다. 이런것이 자식을 키우는 보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엊그제까지 철부지이고 어린아이만 같았는데 이제 한 가정을 이루고
며느리로서 손녀와 딸로서 또 아내로서 한 몫을 단단히 해내는 딸아이의 모습이 든든하고
자랑스런 느낌이 든다.
조금 늦게 도착한 아들이 시원시원하게 미소를 지으며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건강을 기원하는 모습이 든든하다.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식사가 시작되자 찐새우를 벗겨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잡수시라고
드리는 아들이 어느덧 철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손주사위가 할아버지 할머니께 정성을 다해 건강을 기원하면서 드리는 약주잔은
보약같아 보였고 사위의 잔을 받는 내 기분도 한결 들뜬 기분이다.
술잔을 모아 올리며 다함께 건배를 외칠 때는 부러울 것이 아무것도 없이 넉넉한 마음이다.
저녁식사를 마치자 사위가 장인장모님을 대평리까지 모시겠다고
나서고 아들이 부축하여 모신다고 앞장서는 것을 볼 때 더없이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이래서 인생은 한번 살아볼만한 것이다라고 하는 것 같다. 어렵고 힘들고 외로울 때도
있지만 이렇게 마음 푸근하고 행복을 누리는 시간이 있기에 말이다.
딸아이가 임신을 하여 벌써 만삭에 다가서고 있다. 무거운 몸으로
제 몫을 꿋꿋히 다해주고 있어 고맙고 사위도 태산같이 믿음직하게 제 위치를 지키며
남편과 가장으로서의 몫을 다하는 것이 여간 든든하지가 않다.
건강하게 순산하기를 기원해 본다.
주님!
사랑하는 수산나가 건강한 몸으로 순산하도록
크신 은총을 허락하여 주소서. 아멘!
[2005.5.8 어버이 날에]
'느낌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샹트 뻬쩨르부르그 여행 (0) | 2005.05.12 |
---|---|
헬싱키 여행(핀란드) (0) | 2005.05.09 |
스웨덴 여행 (0) | 2005.05.07 |
코펜하겐 여행(덴마크) (0) | 2005.05.05 |
사랑하는 딸아! (0) | 2005.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