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화) 십동농장에서 “또 하나의 보람을 만들다.”
어제 큰동서의 SOS를 받고 첫차로 농장으로 갔다. 농장으로 가니 문은 열려있고 큰동서가 열심히 곡굉이 질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동서’하고 큰소리로 부르며 손 인사를 하고 바로 밭으로 가니 새벽 4시에 와서 이미 밭고랑을 완전히 정리를 해 놓은 생태였다.
그때부터 동서가 밭고랑에 다시 골을 파고 나는 계분비료를 그 속에 골고루 퍼 넣었고 다시 동서가 복합비료를 그 위에 뿌렸다. 그리고 다시 흙으로 거름을 덮는 작업을 했다. 너무 힘이 들어서 쉬어서 하기로 하고 천막으로 돌아와 내가 준비해 간 김밥과 동서가 준비해온 과일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이때가 10시는 되었다.
다시 밭으로 가서 호미로 고랑에 두 줄로 골을 파고 씨를 뿌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호미 두 개를 양속에 나누어 들고 뒷걸음질을 치면서 골을 파는 작업은 생각보다 너무 힘이 들었다. 한 고람을 채 하지도 못했는데 새벽 4시부터 작업을 한 동서가 발목을 잡고 주저앉으며 쥐가 나서 쩔쩔맨다. 다시 조금 휴식을 취하고 작업을 시작하여 우선 씨 뿌릴 골 파는 작업을 마치고 천막으로 들어와서 누워서 쉈다.
얼마 후에 다시 밭으로 가서 우선 무씨를 한고랑 반을 심었다. 씨를 정성스럽게 고루 뿌리고 고은 흙을 골라서 덮는 작업이다. 다음에 알타리무, 시금치, 순무, 쑤갓 등을 같은 방법으로 심었다. 중간 중간 몇 번을 휴식을 취했다. 동서는 땀으로 목욕을 해도 몇 번을 했다. 나는 그래도 땀을 동서보다는 적게 흘리는 체질이었다.
어럽게어럽게 작업을 모두 마치고 장비를 챙겨서 천막을 향하여 발길을 옮기는 순간 너무도 행복했고 천하를 얻은 것 같고 힘든 숙제를 마쳤을 때처럼 홀가분하고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동서와 마주 보고 만면에 웃음을 지을 때 크나큰 성취감을 느꼈다.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 날이다. 이때 해는 머리 위에서 이글거리며 내려 쬐고 있었다.
동서와 5,000원짜리 한식뷔페에서 냉면그릇 한 가득 밥을 비벼서 한 입 가득히 우겨넣고 씹으니 그 맛이 천하일품이다. 우리는 이렇게 2013년 8월 27일 오전을 보냈다. 아마도 올 가을 우리 형제들의 푸성귀는 조그더 여유러워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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