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게시판

8월 2일(금) 십동농장에서

고성훈 2013. 8. 2. 16:44

 


8월 2일(금) 십동농장에서

 

오늘도 655번 첫 버스로 십동농장에 갔다. 오늘은 열쇠가 문을 잘 열어주어 농장에 들어서니 밭고랑에 빗물이 가득히 고였다. 오호라 오늘 제초작업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우선 밭을 돌아보니 물이 고이지 않은 조금은 높은 부분이 물이 빠진 것이 보였다. 복장과 신발을 가추고 풀과의 씨름을 시작했다. 연전에 란 채취를 위하여 만들어 놓은 갈쿠리를 가져갔는데 써보니 보탬이 된다.

 

그러나 이제 뿌리를 내리고 많이 자란 풀이 나를 시험한다. 갈쿠리로 찍고 손으로 잡고 잡아당겨도 뽑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풀 쪽으로 딸려간다. 이내 곡괭이를 가지고 와서 뿌리를 겨냥하여 공격을 하니 일이 수월해졌다. 그런데 곡괭이 자루가 빠진다. 다시 쇠스랑을 들고 공격을 하니 순순히 물러선다.

 

이렇게 풀과 씨름하기를 두어 시간, 이제는 내 몸에 힘이 모두 소진되어 주저앉고 싶다. 제초한 면적은 우리집 거실정도 밖에 안 되는데 더 일을 할 수가 없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장갑과 장화, 수건을 빨아 널고 세수를 하고 집으로 향하는데 성과가 너무 적어서 허탈했다.

 

 

 

그래도 이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농장에 다니는 경로를 완전히 파악하여 여유를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이 오늘의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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