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게시판

성재가 있어 흐뭇한 추석

고성훈 2005. 9. 20. 16:30

지난해까지의 추석은 고향을 찾아가서 명절을

보내는 계절로 보냈다.

선물꾸러미를 준비하고 귀성행렬에

끼어서 어렵고 힘들게 고향을 찾는 것이 연례행사였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작년 가을에 시집보낸 딸과

올 여름부터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이 추석에 집으로

찾아올터니 집에서 추석 맞을 준비를 하고 기다려야 했다.

이제 세월이 흘러서 우리집이 본부로 승격된 것이다.

우리 내외는 추석 전 전날부터 아이들이 와서 즐겨 먹을

음식을 장만하고 과일을 사들이면서 분주하게 보냈다.

 

아들은 추석 전 날 집으로 내려왔고, 추석 아침에 사랑하는

손주 성재와 딸과 사위가 집으로 들어섰다. 1주일 만에

보는 성재가 많이 컸다는 느낌이 들어온다. 키도 훌쩍 큰 것

같고 모양만 생긴 듯 하던 손과 발이 큼직해진 느낌이다.




너무 앙징맞아서 어떻게 안아야할지 손 대기가 난감했던 성재가

제법 가슴에 안긴다. 그리고 눈을 맞추고 윙크를 하고

얼굴과 눈동자를 움직이며 목표물을 추적하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마침 로사와 사위가 감기가 걸려서 성재 곁에 접근이

불어되어 성재는 내 독차지나 마찮가지 였다. 보고싶고

안아보고싶은 성재를 마음껏 안아주게 되었다. 얼마를 처다보고

얼러도 지루하지가 않다. 너무 잘생기고 예쁘기만하다.



 

아이들이 외가에 가겠다고 하여 사위 차를 타고 대평리로

향하였다. 차 속에서도 딸에게서 성재를 빼앗아 내가 안고

갔다. 햇볕이 스치면 얼굴을 찌푸리는 성재가 너무 귀엽고

신기하기만 하다.

 

아이들 외가에 도착하니 10남매인 처 형제들과 조카들이 성재를

아우성을 치며 반갑게 맞아준다. 많은 식구들이 먼저

성재를 안하보겠다고 다투고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난리였다.

 

그 옛날 딸아이 혜승이가 태어나서 외가에 가면 일어나던

현상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을 보면서 흐뭇한 느낌이 든다.

혜승이도 형제 중에서 제일 먼저 태어나서 사랑을 독차지했는데

성재도 똑 같이 주목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



 

아침 차례를 지내고 저녁 식사까지 외출 허가를 맞은

딸아이가 가야한다고 나서서 우리는 서둘어서 저녁식사를

하고 대전으로 향하였다. 보고 싶은 성재를 마음껏 보고

팔이 아프도록 안아주고 하여 횡재를 한 것 처럼 흡족한

느낌이 든다.

 

집에 도착하여 들어갈 여유도 없이 인사를 하고

멀어저 가는 차을 향하여 손을 흔드는데

흐뭇한 마음 한구석에 성재를 보내는 아쉬움이 피어 오른다.

그래도 어딘가 성재와 오롯이 하루 낮시간을 보냈으니

말이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



 

사랑하는 주님!

우리 성재와 늘 함께 하시어 은총으로 쑥쑥 자라도록

허락하여 주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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