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주말 봉사를 허락하시고 주말이 흡족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또한 하화식 신부님과 한국ME 대표부부를 비롯한 3부부가 타이페이로 가서 주말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도록 해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타이페이 주말은 저희 부부 일생에 기억에 남을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으며 사건이었습니다. 해외 동포를 위한 주말봉사 소명을 처음 받은 저희 부부는 설레는 마음으로 일행과 함께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대만 장개석 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공항에는 타이페이 한인성당 ME대표인 우제신 제노 형제와 이상국 안토니오 형제가 나와서 반갑게 영접해 주었습니다. 일행은 곧 바로 주말장소인 타이페이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신점시(新店市)로 가서 여장을 풀었습니다.
자상하신 하화식 신부님과 노련하신 한국대표 부부님과 함께 강의실을 준비하였는데 의자와 배너를 배치하고 발표대를 마련하고 나니 마치 신방을 꾸며 놓은 듯 아늑하고 산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타이페이 1차 주말은 18부부와 1신부님(한인본당 이인암 알베르또)이 참여하여 시작(2001.11.16~18)되었는데 부부들만의 주말이 아니라 옆 건물에서는 주말에 참여한 부부들의 자녀 25명이 또 하나의 주말인 어린이 캠프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타이페이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답고 흐뭇한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본당 신자가 총 54가구인데 이중에서 18부부가 주말에 참여한 것도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한 본당의 신자이며 본당신부님까지 참여하시어 처음에는 주말 이 본당 축제와 같이 들뜬 분위기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분해지고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주말을 관망만 할 것 같은 형제님과 석고상 같이 굳은 얼굴의 형제님들이 진지해지고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부부간에 진지한 만남의 자리가 마련되어 가는 모습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주말이 끝나고 수강부부들과 어린이 캠프를 끝낸 자녀들과의 만남이 또 하나의 가슴 뭉클한 장면을 연출하였습니다. 수녀님의 배려로 ME마크를 상징하여 노란 장미 두 송이 밑에 빨간 장미 한 송이를 받쳐 만든 꽃다발을 들고 폭죽을 터트리며 부모 품으로 달려드는 아이들, 그들을 받아 안는 부부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선배들이 없는 그곳에서 자녀들이 그 몫을 독특히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타이페이에 ME를 심겠다는 결의로 고군분투하는 제노+헬네나 부부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타이페이 1차 주말을 마련하는 것부터 주말을 진행하는 동안 안내하랴, 명찰을 쓰랴, 간식을 마련하랴 그야말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뛰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즐거워하는 그 모습에서 진정한 희생과 봉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재 모임을 기다리며 팀끼리 다녀온 1박2일의 여행은 오붓한 시간이었습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순천 출신의 화교 가이더의 안내로 대만 북쪽 해안을 관광하고 우리나라 60년대 시설 수준의 노천 온천에서 온천욕을 하였으며, 화련에서 삥랑(檳榔)을 맛보고 “코따꺼 츠발로마” 등등 서툰 중국말을 주고받으며 즐거워했던 시간도 소중히 간직하고픈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편린들입니다.
재 모임은 타이페이 장안 한인성당에서 주말 3일 후에 가졌는데 수강부부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바쁜 외국생활에서도 해외 출장을 떠난 2부부를 제외하고 16부부가 참석하였습니다. 비록 3일간이지만 많은 부부가 매일의 대화를 하고 있었으며, 트인 대화의 물꼬와 열린 마음의 문이 또 다시 막히고 닫칠까 걱정하는데서 하느님의 위대하심과 커다란 사랑을 체험할 수가 있었습니다.
주말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무엇보다도 타이페이 1차 주말을 위해 본당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시고 몸소 주말을 체험하신 이 알베르또 신부님께 감사를 드리고, 양노원을 운영하면서도 한인본당과 이번 주말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애써주시는 권 수녀님을 보면서 마더 데레사를 연상하였습니다.
그리고 환상적으로 타이페이 1차 주말 봉사팀을 구성해 주신 주님께 찬미를 드립니다. 어버이 같으신 하화식 베드로 신부님, 여유있고 특유의 카리스마를 지닌 조덕 알렉산델+이명숙 아녜스 대표님, 꼼꼼하고 빈틈없는 정용기 바오로+김강님 마리아 부부님, 조금은 엉성한 저희부부로 짜여진 팀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작은 공동체였습니다.
이 작은 공동체는 바위산에서 굴러 떨어져도 머리털 하나 다치지 않을 정도의 유연성을 지녔고, 바다 속에서 그물질을 하면 새우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정교함을 지녔습니다. 이러한 훌륭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저희 부부가 타이페이 1차 주말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기내식을 하며 속삭였던 건배도, 인천공항에서 생맥주로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며 대전행 버스를 타기 위해 다름질을 치던 이 모든 것이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아무쪼록 타이페이 ME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주말을 무사히 마치고 이 글을 쓰기까지 언제나 저희들과 함께 해주신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