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솔로지

민들레

고성훈 2019. 6. 12. 19:52



민들레 / 조지훈(趙芝薰)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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