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솔로지

비 내리는 날

고성훈 2020. 3. 13. 02:39




비 내리는 날 / 이해인


 

잊혀진 언어들이


웃으며 살아오네


 사색의 못가에도


노래처럼 비 내리네


 해맑은 가슴으로


창을 열면


 무심히 흘려버린


일상의 얘기들이


 저만치 내버렸던


이웃의 음성들이


문득 정다웁게


빗속으로 젖어오네


 잊혀진 기억들이


살아서 걸어오네


 젖은 나무와 함께


고개 숙이면


 내겐 처음으로


바다가 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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