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솔로지

낮익은 낯선 사람들

고성훈 2020. 2. 21. 20:57



낮익은 낯선 사람들  -김준열-


사과 반 조각 입에 물고

찰랑찰랑 머릿결에 가늘고 기나긴 다리

깔끔한 정장에 하얀색 운동화

타이트한 스커트 교복의 앳된 얼굴

한껏 손질한 더벅머리의 여드름 자국

모두들 시선은 같은 곳을 향하네

 

같은 칸 같은 자리 같은 시간에

두 줄로 나란히 기다리며

조그만 문이 열리면 같응 공간 속으로

그들과 같은 공기 호흡하지만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며

각자의 시간을 즐기네

 

앞서 가는 뒷모습이 친근하고

마주 오는 앞모습이 익숙해도

마음속 반가움은 마음속에만

오늘도 말 없이 그냥 스쳐가며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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