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솔로지
석류 / 최병홍
빠알간 보석알을
꼬옥 감춘 석류는
빗방울이
톡 톡 건드려도
시치미를 뗀다.
여름 내내
입을 꼭 다문다.
소슬바람이 간지럼 태우면
석류가 입을 딱 벌리고
빨간 가을이
주르르 쏟아진다.